수집 일시: 2026년 09월 18일 03:16
Updated : 2026년 09월 18일 (금) 12:12
대기업 ‘9.6조 조기지급’에도···中企 10곳 중 4곳 “추석이 두렵다”
대기업 ‘9.6조 조기지급’에도···中企 10곳 중 4곳 “추석이 두렵다”
입력 2026.09.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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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등 20개 그룹, 협력사 대금 9.6조 조기지급
中企 평균 2억5645만원 필요···5848만원 부족
부족자금 마련 1순위 ‘납품대금 조기회수’···현금 확보 안간힘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지급할 자금 9조6000억원을 예정보다 일찍 푼다. 지난해보다 참여 기업과 조기 지급 금액 모두 늘었다. 명절을 앞두고 임금과 원자재 대금 등 목돈이 필요한 협력사 자금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중소기업 사정은 여전히 빠듯하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업체 한 곳이 추석에 필요하다고 밝힌 자금은 평균 2억5645만원. 이 가운데 5848만원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족한 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도 ‘납품대금 조기회수’였다.
한국은행 화폐수납장에서 현금 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추석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 1.3조·현대차 2.2조···전년比 2조원 늘어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 협력사에 하도급·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대기업은 20개 그룹, 총 9조6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9개 그룹, 7조6000억원과 견주면 금액 기준으로 2조 가량 는 수치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13개 관계사가 1조3000억원을 예정보다 일주일 먼저 풀었다. 지난해 보다 조기 지급 규모를 1100억원 늘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6000여 개 협력사에 2조2562억원을 최대 23일 앞당겨 지급한다. 1차 협력사에도 2·3차 협력사로 온기가 퍼지도록 대금 조기 지급을 권고했다.
LG도 8개 계열사가 6000억원을 최대 13일 앞당겨 지급한다. HD현대는 3762억원을 최대 12일 먼저 지급하기로 했다. CJ는 6개 계열사와 거래하는 중소 협력업체 7400여곳에 66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CJ의 지급액은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기업들이 명절 때마다 지급일을 앞당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들은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구입비 등 평소보다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받을 돈이 며칠이라도 먼저 들어오면 그만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할 자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갑 닫히고 물가 오르고···中企, 평균 5848만원 부족
대기업이 수조원 돈을 풀지만 중소기업 현장의 장부는 여전히 얄팍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온도 차가 극명했다.
응답 기업 40.0%는 올해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곤란하다’고 답했다. ‘원활하다’는 응답은 12.9%에 불과했다. 돈줄이 막힌 가장 큰 원인은 ‘장사가 안돼서’다. 지금 사정이 악화한 이유로 가장 많은 71.5%가 ‘판매·매출 부진’을 꼽았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59.5%)’이 뒤를 이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직격탄을 중소기업들이 고스란히 맞고 있는 셈이다.
명절을 나는 데 필요한 돈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들은 이번 추석에 업체당 평균 2억5645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실제 확보할 수 있는 돈은 평균 1억9797만원이다. 5848만원이 모자란 셈이다. 제조업은 부족액이 8411만원으로 비제조업 2867만원보다 많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부족한 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다. 중소기업들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할 1순위 방법으로 ‘납품대금 조기회수(40.6%)’를 꼽았다는 점이다. 은행에서 빌리겠다는 응답(38.3%)이나 다른 결제를 미루겠다는 응답(29.9%)보다 높았다.
실제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작년보다 나빠졌다는 응답(27.0%)이 원활해졌다는 응답(12.6%) 두 배를 웃돌 정도로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도 녹록치 않다. 결국 기댈 곳은 ‘받을 돈 빨리 받는 것’ 뿐이라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조기 지급액과 중소기업 자금 사정 조사가 대상이 달라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소기업들이 부족한 추석 자금을 마련하는 첫 번째 방법으로 납품대금 조기회수를 꼽은 만큰 지급 시점을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명절 전 자금 운용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unsik80@poin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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