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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에 파나마운하 또 줄인다…해상 운임 폭등 우려
엘니뇨에 파나마운하 또 줄인다…해상 운임 폭등 우려
입력 2026.09.15 15:09
수정 2026.09.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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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척→32척 이어 10월부터 29.5척으로 추가 감축…가뭄에 물 부족
세계 해상무역 5% 지나는 핵심 항로…운송 지연·물류비 상승 우려
(파나마 운하 / AFP=연합뉴스)
ABC뉴스=박성구 기자 /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항이 다시 줄어든다. 하루 36척이던 통항 선박을 32척으로 줄인 데 이어 다음 달부터는 평균 29.5척까지 낮춘다. 세계 해상무역의 약 5%가 지나는 핵심 물류 통로가 기후 현상에 다시 발목을 잡히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14일(현지시간)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수자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통항량을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하청은 이달 초 하루 통항 가능 선박을 기존 36척에서 34척으로 줄였고, 15일부터는 32척으로 추가 감축했다. 다음 달부터는 하루 평균 통항량을 29.5척으로 낮출 예정이다. 36척과 비교하면 약 18% 줄어드는 규모다.
파나마운하의 운항은 물과 직결돼 있다. 길이 약 82㎞의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면서 선박이 갑문을 통과할 때 막대한 양의 담수를 사용한다. 선박을 해수면보다 약 26m 높은 가툰호로 올렸다가 다시 바다로 내려보내는 과정에서 호수의 물이 필요하다. 가툰호를 비롯한 운하 유역의 수위가 낮아지면 대형 선박의 통항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가뭄의 배경에는 엘니뇨가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는 지난 10일 2026~2027년 엘니뇨가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 10~12월 엘니뇨가 1950년 이후 관측된 엘니뇨 가운데 기록적인 강도에 이를 가능성을 75%로 전망했다.
파나마운하 일대의 강수량도 줄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5~8월 운하 유역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34% 적었다. 운하청은 예상보다 적은 강우가 이어지면서 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나마운하가 물 부족으로 통항을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극심한 가뭄 당시에는 하루 통항 선박 수가 평상시 36~38척에서 22척까지 떨어졌다. 당시 선박들이 운하 입구에 몰리면서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운송 지연과 비용 상승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통항량 감소 폭이 작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엘니뇨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이 악화하면 운하청이 추가적인 통항 제한이나 선박의 흘수 제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파나마운하는 미국 동부와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항로이기도 하다. 외신에 따르면 운하는 전 세계 해상무역의 약 5%와 미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40%를 담당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은 남미 끝까지 돌아가는 것보다 파나마운하를 이용하면 운항거리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미 운하 이용을 기다리는 선박의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운하 진입을 기다리는 선박의 대기기간이 최대 10일에 이르렀으며, 일부 선사는 통항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해운업계에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중동 정세로 호르무즈해협과 홍해의 운항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파나마운하까지 통항 능력이 떨어지면서 주요 해상 물류망의 병목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최근 수에즈운하를 통한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중동 정세에 따라 운항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파나마운하청은 물 부족에도 운하의 안전성과 연속적인 운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세계 물류망이 전쟁이나 지정학적 충돌뿐 아니라 비가 얼마나 오느냐에 따라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가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파나마운하의 통항 제한이 장기화하면서 해상운임과 운송기간, 우회항로 이용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kimsy@abc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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