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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00→1300원대’…”1200원대 진입 가능성”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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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6.09.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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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만에 1500원대서 1300원대로
증권가 눈높이 하향…하단 1250원 제시도
반도체 수출 환류에 ‘원화 재평가’ 시각도
대미 투자·금리차…연말 반등론도 여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시장이 보는 바닥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두 달여 전 1500원대를 웃돌던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자 증권가에서는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시장이 보는 바닥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두 달여 전 1500원대를 웃돌던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자 증권가에서는 12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1일 1554.9원에서 이달 10일 1339.2원까지 200원 넘게 하락했다. 지난 9일에는 1336.1원에 마감해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낙폭을 일부 되돌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오후 3시30분 기준 1359.4원을 나타냈다. 불과 석 달 전 ‘1500원 뉴노멀’을 말하던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하락을 이끈 것은 수출기업이 쏟아낸 달러 물량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로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균형이 공급 우위로 기울었다는 설명이다.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2812억달러에 달했고,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누적 수출액도 이달 초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그동안 해외에 머물던 수출대금이 국내로 환류하면서 환율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엔화 강세와 맞물린 달러 약세도 하락 압력을 더했다.
증권가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하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을 기존 1420원에서 1380원으로 40원 낮췄다. 적정 환율 범위도 1280~1420원으로 내렸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정하다고 생각되는 환율의 눈높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1300원 부근에서 하방 경직성이 높아지겠지만 이 선이 무너질 경우 12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더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와 대규모 투자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화 환전 수요가 연간 2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환율 하단을 1250~1300원으로 봤다. 두 회사가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로 돌아오는 규모 자체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원화 강세가 단순한 수급 현상을 넘어 ‘원화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호황이 설비투자와 자본 축적을 넘어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될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커져 중기적인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공급 물량에는 일회성 요인이 섞여 있다는 지적도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조달한 약 200억달러가 대표적이다. 이 물량마저 외환당국이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법인세 납부에 따른 원화 수요도 8~11월에 집중되는 계절적 성격이 강하다.
하단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된다. 지난 7일 환율이 장중 1334.7원까지 밀리자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중단하고 달러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폭이 되돌려졌다. 국민연금은 환율이 1500원대로 올랐던 지난 6월 선물환 매도 방식의 환헤지를 재개했다가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자 이를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1300원대 초중반을 사실상의 적정 환율로 인식하고 있다는 관측도 퍼져 있다.
반등 요인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220억달러 규모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과 1200억달러 규모 원전 8기 건설을 담은 대미 투자 합의문 발표를 앞두고 있다.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충당한다는 설명에도 시장 심리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살아 있고, 4분기에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과 해외 장비 결제 수요가 몰린다.
이 때문에 연말 반등을 점치는 시각은 여전하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환전 효과가 약해지면서 4분기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상 올해 말 전망치는 1400원, 2027년 말은 1350원이다.
hyeok@joonga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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