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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美·中 밀리고 신흥국 뜬다…중견기업 수출 ‘명암’

📰 원문: https://www.kf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674  |  발행: Fri, 31 Jul 2026 14:56:00 +0900
📰 원문 출처: https://www.kf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1674
수집 일시: 2026년 08월 09일 15:00

solpink@kfenews.co.kr

입력 2026.07.31 14:55

한국금융경제신문=최인영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중견기업의 수출 총액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3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지만, 수출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일부 첨단·신산업과 소수 우수 중견기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착시효과’ 속에서 기계·장비 등 전통 제조업 분야 중견기업의 입지는 좁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이 31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중견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견기업 수출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87억8000만달러보다 8.5% 늘어난 312.2억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2.4% 증가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같은 기간 1분기 전체 수출에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9%p 낮아진 14.1%에 그쳤으며, 실제 수출에 참여한 중견기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42개사가 감소한 2054개사로 확인됐다.

수출판로를 유지하거나 확대한 일부 기업이 전체 수출액 성장을 이끌었지만, 적지 않은 중견기업들은 고금리와 원가부담,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로 수출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바이오·가전 웃고…전통 제조업은 울고

이같은 착시효과의 배경에는 업종·품목별 극심한 온도차가 자리 잡고 있다. 올 1분기 제조 중견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275억7000만달러, 비제조업은 2.6% 늘어난 3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전자부품(87억8000만달러, 15.6%↑) ▲1차 금속(26억2000만달러, 37.6%↑) ▲의료·정밀기기(9억3000만달러, 20.2%↑)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세부 품목별로는 지난 5월 산업통상부가 단일 MTI(수출입 품목분류) 코드를 신설한 바이오헬스가 9억8000만달러로 100.0% 증가했으며, 뒤이어 컴퓨터(9000만달러, 67.3%↑), 가전(3억8000만달러, 52.2%↑), 반도체(69억6000만달러, 21.3%↑) 등이 효자 역할을 했다.

반면 한국 제조업의 뿌리이자 전통적인 효자 산업으로 꼽히던 기계·장비(20억1000만달러, 10.9%↓)와 고무·플라스틱(8억달러, 14.4%↓) 분야 중견기업들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주요국의 설비투자 축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맞은 탓으로 풀이된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IT·첨단 분야 중견기업과 전통 제조업체 간의 실적 격차가 벌어져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올 1분기 중견기업 수출은 품목에 따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사진=제미나이

◆아세안·인도·오세아니아 ‘신흥시장’ 활로

수출 지형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다. 그동안 국내 중견기업 수출의 양대 축이던 미국(46억7000만달러, 1.7%↓)과 중국(59억3000만달러, 0.3%↓)을 비롯해 CIS(3억1000만달러, 36.5%↓), 중남미(14억6000만달러, 0.7%↓) 수출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과 현지 경기회복 지연으로 일제히 감소했다.

주요 거점 시장의 부진은 ▲아세안(77억3000만달러, 27.8%↑) ▲오세아니아(3억8000만달러, 11.9%↑) ▲인도(10억6000만달러, 11.1%↑) ▲일본(14억7000만달러, 10.9%↑) 등 신흥 시장과 거점 다변화 전략을 통해 회복됐다.

중견련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신흥시장을 개척한 중견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며 새로운 활로를 뚫어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양극화 고착 시 ‘산업 허리’ 붕괴 우려

올 1분기 중견기업 수출이 품목에 따라 대비를 이룬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첨단·IT와 전통 제조 품목 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면 국내 산업 생태계의 뿌리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견기업은 대기업의 핵심 파트너사이자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허리층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첨단 업종을 제외한 전통 제조업 분야의 성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가장 먼저 부품 공급망 단절과 기술 노하우 소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완제품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온 지역 기반 전통 중견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고용축소, 지역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견기업 주요 업종별 수출 동향. 자료=중견련

◆금융·지적재산권 패키지 지원 필요

현장에서는 신흥 시장 진출과 수출국 다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철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1분기 우리 수출이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오른 데에는 컴퓨터, 가전, 반도체 등 주요 분야 수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수출 기반 마련을 위해 미국과 유럽 등 기존 교역 국가는 물론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수출국 다변화 전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금융 측면에서는 단기 자금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흥국 진출 시 발생하는 고유의 국가 리스크를 완화할 맞춤형 무역 금융 확대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신흥 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대금결제 지연이나 환율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의 수출보험·보증한도를 증액하는 한편 신흥국 전용 정책 자금 금리 우대 프로그램을 신설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 또한 현지 시장에서의 기술 보호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헤 지적재산권(IP) 종합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아세안, 인도 등 신흥 시장은 특허 침해나 기술 도용 리스크가 높은 곳으로 법률 관련 전담 인력이 충분치 않은 중견기업을 위해 현지 해외특허 출원 비용 지원, IP 분쟁예방 컨설팅,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응 등 금융과 IP를 결합한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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