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 일시: 2026년 09월 16일 13:02
‘조지아 사태’ 한국인 노동자 집단 손배 착수…진보당 “정부 지원해야”
김다훈 기자 dahoon@m-economynews.com
등록 2026.09.16 10:55:43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이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절차에 착수했다. 진보당은 우리 정부가 노동자들의 법적 대응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은 미 국토안보부(DHS)와 이민세관집행국(ICE), 세관국경보호국(CBP),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노동부 등 9개 연방기관을 상대로 행정적 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행정적 손해배상 청구는 미국에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절차다. 정부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접수 후 6개월 이내에 답변하지 않을 경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 측은 올해 말까지 관련 청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CE와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해 9월4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노동자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 가운데 300여명이 한국인이었다.
미 당국은 당시 단속을 HSI 역사상 단일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속 이후 수색영장에 적시된 실제 단속 대상과 현장에서 체포된 노동자들의 범위가 달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CNN이 입수한 수색영장에는 당초 단속 대상이 4명으로 적시돼 있었으며 이들은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 측은 이번 법적 대응의 목적이 금전적 배상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합법적인 업무를 위해 현장을 찾은 기술인력까지 수갑과 족쇄를 채워 구금하는 등 과도한 단속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미국 정부는 당시 단속이 적법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DHS는 불법 고용 관행과 기타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한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BP 역시 체포된 노동자들이 비자 또는 체류 자격 조건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입장이다. 비이민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를 보유했더라도 미국 입국이나 취업 자격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진보당은 이날 우리 정부에 노동자들의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해당 300여명의 우리 노동자들이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선 것은 당연한 권리 행사”라며 “금전적 보상을 넘어 미국 정부의 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까지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당시 수색영장에 기재된 단속 대상이 4명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 노동자 300여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을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곳곳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지키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 책무”라며 “정부는 우리 노동자들의 이번 소송에 전방위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법적 대응은 미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전문 기술인력의 비자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 건설과 장비 설치 과정에서는 해당 설비와 공정을 숙지한 한국 전문인력이 현지에서 단기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현행 미국 비자 제도가 이러한 인력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미국에서 이민 단속 과정의 적법성과 인권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연방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전례도 있다. 2018년 테네시주의 한 육류 가공공장 단속 과정에서 구금된 노동자들은 불법 체포와 과도한 물리력 행사 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일부는 이후 정부와 합의해 배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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