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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란 편 아냐”…WSJ, 호르무즈 봉쇄 효력 약화 진단
“시간은 이란 편 아냐”…WSJ, 호르무즈 봉쇄 효력 약화 진단
입력 2026.09.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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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로 늘며 하루 500만배럴 빠져나가
美 해상봉쇄에 이란 경제도 압박받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이를 지렛대 삼아 반년 넘게 미국을 상대로 버텨왔지만, 최근 흐름은 이란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사진=로이터연합]
[중앙이코노미뉴스 정재혁]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이를 지렛대 삼아 반년 넘게 미국을 상대로 버텨왔지만, 최근 흐름은 이란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WSJ는 이란이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하고 세계 경제를 압박해왔지만 그 효력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6개월 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를 가두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던 이란 정권의 계산이 오판이었음이 분명해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해협 봉쇄는 결과적으로 세계적 경제 위기를 일으키지도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이란이 원하는 조건으로 종전하도록 몰아붙이지도 못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미국 역시 공습만으로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하자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를 얹었지만, 이란 내 민중 봉기를 이끌어내지도 이란의 해협 재개방을 끌어내지도 못했다고 WSJ는 짚었다. 결국 양측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력만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봉쇄 초기 원유 수송을 사실상 마비시켰던 위력이 시간이 갈수록 우회로 확대에 잠식당하는 것은, 봉쇄라는 수단 자체가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 진영의 적응력에 의해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통상의 지정학적 패턴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봉쇄 초기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거의 멈췄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회로가 뚫렸고 유가가 오르긴 했어도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이에 적응하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해양 정보 업체 탱커 트레커스 닷컴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군의 해상 봉쇄보다 구멍이 더 많다”며 “이란 측은 이 구멍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주간 하루 평균 약 5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 해협 바깥쪽 항구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를 통해서도 하루 250만배럴이 출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쟁 전 원유 수출량의 약 40% 수준이다.
오히려 미 해군의 해상봉쇄로 이란은 지난 7월 해운을 통한 원유 수출이 사실상 끊기며 자국 경제 사정이 크게 나빠졌다.
WSJ는 미국 역시 이란 전쟁으로 경제가 어려워졌고 언제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중동 동맹국들이 이란 공격에 노출되는 상황을 견딜지 불확실하다면서도, 시간이 이란 편만은 아니라고 봤다. 걸프 국가 고위 당국자는 “시간은 어느 쪽 편도 아니다”라면서도 “이란이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압박받고 있기 때문에 시계는 이란 측에 더 빠르게 딸깍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는 지난 4월 13일부터 약 2개월간 이어졌고, 6월 18일 종전 양해각서에 따라 한 달가량 풀렸다가 다시 재개됐다. 봉쇄가 처음 시작됐을 당시 이란 정부는 약 5개월간 버틸 수 있다고 내다봤었다.
WSJ는 호르무즈 해협 카드의 힘이 빠지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면, 이란이 굴복보다는 군사적 수단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존스홉킨스대 발리 나스르 중동학 교수는 WSJ에 “이란의 계산은 협상장으로 돌아가 양보해야 하더라도 군사적으로 더 많은 압박을 가해야 덜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훨씬 더 큰 규모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외교 협의회도 “시계가 가기 시작하면서 이란의 관점은 트럼프를 양보하도록 하는 압박을 왜 늦추지 말고 11월 중간 선거에서 고통을 느끼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hyeok@joonga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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