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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0 (월)
‘취임 후 최저’…부동산·증시 등 경제 박탈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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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지지율, 30대 ‘부정평가’ 많아…당분간 국내 현안 집중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김동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남미 순방외교 성과가 적지 않았으나, 레버리지 상장연계지수(ETF) 파장에 따른 주식시장의 불안정성과 부동산 세제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휴가를 반납한 이 대통령은 당분간 국내 현안에 집중하며 국정 방향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1~23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조사(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응답률 10.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51%로 집계됐다. 지난 3일(7월 1주차 조사) 54%를 기록한 이후 3주 연속 1%포인트씩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38%, ‘의견 유보’는 11%였다.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379명 자유응답)는 ‘부동산 정책’(22%)이 가장 많았으며, ‘경제·민생·고환율’(10%),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지난주 직전 조사 대비 대통령 직무 평가 변동 폭은 미미하지만, 긍정 평가는 수치상 한 달 만에 다시 최저치”라며 “부정 평가 이유에서 부동산 문제가 최상위에 오르기는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 주요 분야별 정책을 평가한 결과도 ‘외교’와 ‘복지’는 긍정 평가 비율이 각각 56%와 43%로 집계됐으나, ‘부동산’은 20%대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대비 긍정 평가 낙폭이 가장 큰 분야도 ‘부동산’(51%→26%)이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를 100% 이용한 전화 면접, 응답률 15.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 3.1%포인트)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3%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 이뤄진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부정 평가는 37%, ‘모름·무응답’은 10%였다.
이 조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 부정 평가는 56%로 나타났다. 지난 1월 4주차 조사 대비 긍정 평가는 2%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9%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모두 부정 평가가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부정 평가가 높았다. 특히 수도권과 대구·경북에서는 부정 평가가 60%를 상회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18세 이상 25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무선 자동응답, 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5.9%,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오른 50.5%, ‘잘 모름’ 응답은 3.5%였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하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2.0%포인트) 밖인 4.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며 “순방외교를 통한 정상회담 성과가 있었으나,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파장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강행 등 부정적 언론보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중계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개 여론조사 ‘李대통령 지지율’, 30대 부정 평가 많아
“경제 박탈감 크게 느끼는 30대의 분노 확인된 것”
이들 조사 결과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30대 응답자의 부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46%)와 전국지표조사(50%)는 30대의 부정 평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리얼미터 조사는 30대와 20대의 부정 평가 비율이 모두 65.7%로 전 연령 중 가장 높았다. 한국갤럽 조사와 전국지표조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이 높았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부동산 정책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경제 문제에 민감한 30대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30대는 공정성을 가장 많이 의식하는 세대로,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으로 이익을 얻지 못한 일부는 박탈감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이번 여론조사는) 그 분노가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20대는 그런 문제를 의식할 정도의 연령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배 소장은 ‘연임 개헌 논란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의 문제는 부동산이나 증시 폭락에 비해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연임 개헌 논란이나 형사소송법 개정안 문제는 이념에 따라서 (긍정·부정 평가가) 나눠진다. 하지만 부동산 문제는 경제적인 이해관계이고 이념을 초월하기 때문에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가 더 넓다”며 “(이 대통령은 지지율을 관리하려면) 부동산 정책 등 경제 문제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3일 부동산 및 주식시장 안정화 대책을 점검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7박 11일의 미국·남미·독일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 30분 귀국한 후 바로 청와대로 출근해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며 “회의는 오후 3시에 시작해 밤 10시 30분에 끝났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관계부처 장관·위원장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은 뒤 실무 담당 실·국장에게도 구체적 질문을 던지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어 가능한 해결 방안을 적극 찾도록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게 가용한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행정 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의 방법을 찾아 공급의 신속한 실현을 위한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장관들에게 “기존 공급 대책을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다각적으로 살펴 꼼꼼히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또 “어렵더라도 2~3일 이내에 금융 및 주택 공급과 관련해 추가 보고 및 점검 후속 회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일정이 지지율 하락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지 교수는 지난 3일 KBS광주방송총국 제1라디오 ‘최정민의 시사플랫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부동산과 증시 등을 점검하는 회의를 연 것은 (지난달 27~31일 진행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지지율과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국민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경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과 증시 문제는 국민의 생계와 직결되는 부분이라서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걸 먼저 챙겨야 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문체부·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 정책, 범여권 조국혁신당도 비판…“관치 금융의 실패”
美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 “韓, 투자 부적합 국가 되고 있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 중 부동산 정책과 함께 언급되는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서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에서도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연계지수(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5일 “명백한 정책 실패”라며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책 책임자들의 문책을 촉구했다.
조 원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이 침묵하고 있기에 ‘레드팀’ 입장에서 말한다.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명백한 정책 실패”라며 “작금의 사태는 청와대 정책실·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김용범 정책실장을 필두로 한 정부의 정책 핵심들이 만들어 낸 관치 금융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또 “김 실장을 비롯해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에 대한 각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납득할 수 없는 도입 과정, 피해를 키운 늑장 대응, 실효성 없는 땜질식 대응 등 전 과정이 밝혀지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한국이 ‘투자 부적합(Uninvestable)’ 국가가 되고 있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지난 4일(현지 시각) ‘한국도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에 대한 무시를 이유로 중국을 투자 부적합 국가라고 평가해 왔다”며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에는 정부의 주식시장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유선 전화면접 3.6%·무선 ARS 96.4%, 응답률 2.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 응답자 중 54.2%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는 38.3%, ‘모름’은 7.4%였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장의 수요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당초 8월 5일부터 기본예탁금 금액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8월 19일부터 기본예탁금 중 대용증권 인정을 금지하려 했으나, 조속한 시장 안정을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을 통한 총량 관리, 관련 거래비용 부담 가중 등 추가 조치도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동용 기자 dy072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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